무선망을 개방하는 건 미친 짓이라구?
영국의 한 이통사업자가 그렇게 말한 모양이다. 소위 “walled garden"이라 불리는 이 정책은 정부의 망개방 정책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아직 사실상 유효하다. 그냥 “개방하지 않는 것이 우리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한다"라고 솔직하게 말할 것이지 왜 이런 얘기가 나올 때마다 “가입자들이 원하지 않는다"라고 구차한 거짓말을 할까. 사실 나는 개방하지 않는 것이 이통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지 조차도 잘 모르겠다. 안되면 광케이블이라도 깔면 되는 유선과 달리 무선망의 경우 할당받은 주파수 대역과 Nyquist-Shannon 한계에 의해 결정지어지는 용량의 한계 때문에 무턱대고 개방정책으로 가면 이통사의 수입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은 잘하고 있나? 패킷당 부가가치가 낮은 멀티미디어 컨텐트를 다른 할 일 없는 애들에게 팔려다 잘 안되니 패킷 원가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이런 저런 마케팅으로 밀어내고 있는 지금의 형국이 과연 이통사에게 바람직한 것인가? 오히려 그러는 와중에 과중한 요금이 부과된 몇몇 케이스가 부각되면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무선 인터넷이란 잘 못 쓰면 엄청난 요금을 내게될 수도 있는 지뢰밭이라는 인식만 심어주지 않았던가. 나 같으면 패킷 대비 부가가치가 높은 서비스를 적극 발굴해서, 패킷 요금 포함 정액제로 서비스하겠다. 예를 들면 외국에선 무선 인터넷이라고 하면 이메일, 특히 기업용 이메일 서비스가 1순위로 꼽히는데 우리나라에선 이 분야는 거의 황무지이다 (기업에서 도저히 사용할 수 없는 수준의 서비스를 놓고 있지 않냐고 얘기하지 말라). Walled garden 안에서 몇개월만에 대충 만들어 한두달 프로모션하다가 잘 안되면 이건 우리나라에선 안되는 서비스라고 단정지어버려서는 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지금보다 발전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