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버려라
“한국을 버려라"는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베인 & 컴퍼니 코리아의 대표인 이성용씨가 소위 ‘한국 디스카운트’의 원인을 분석하고 우리나라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얘기한 책이다. 신문에서 서평을 보고 최근 글로벌화의 발걸음을 딛기 시작한, 하지만 어떤 면에선 너무나도 한국적인 회사의 중간 관리자로 일하고 있는 내게 도움이 될만한 얘기가 있지 않을까 싶어 애 책사러 서점 간 김에 사서 읽었다. 역시 많은 경험이 있는 컨설팅사의 대표로서 설득력있게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내용에 공감하면서 읽어 가면서도 한편으론 답답함을 느꼈는데, 책의 뒷부분으로 가면서 왜 답답함을 느끼게 되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베인 & 컴퍼니같은 컨설팅사는 대개 CEO에게 직접 보고를 한다. CEO는 의지만 있다면 회사의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으므로 (물론 소유주가 아니라면 나름대로의 한계도 있지만) 컨설팅사는 CEO에게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만 얘기해주면 된다. 책에서 저자는 또 한국 정부와 일했던 경험도 얘기하고 있다. 이 경우 역시 뭘 어떻게 바꾸라고 얘기해주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컨설팅사의 대표가 책을 썼다고 해서 그 책을 CEO나 대통령만 읽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중간 관리자로서, 또는 저자가 불합리하다고 얘기한 갑-을 관계의 “을"에 처한 회사로서 뭐가 바람직하지 않은지 알더라도 그걸 바꾸는데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A의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B가 뭔가 바꿔야 하는데 B에겐 당장 이득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B에게도 득이 되면서 A의 문제를 해결해낼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는 것이야 말로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그러기 위해선 A, B를 포함한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식견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에게 부족한 것은 바로 이런 식견을 가진 경험있는 인력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