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shyness?

I link, because I am not. 한국인이 shy한 것일까. 적어도 우리 세대에 있어선 그건 shyness라기보단 어려서부터 심어진 두려움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중학교 때, 어느 수업시간엔가 나보다는 훨씬 성숙했던 한 친구가 선생님께 질문하는 도중에 공산주의와 대비해서 “자본주의"라는 말을 썼다. 그 친구가 말을 미처 끝내기도 전에 선생님이 당황하면서 “자본주의"가 아니라 “민주주의"라고 고쳐줬다. 우리는 그렇게 길들여졌다. 지금은 한편으론 우습게 보고 있는 정부가, 그 당시엔 공포의 대상이었고 언제 누가 끌려가서 어떻게 되었다는 conspiracy가 난무했으며 그 중 많은 부분이 나중에 결국 사실로 밝혀졌다. 내가 대학 다닐 때에는 학교 캠퍼스 내에 수백명의 전경이 상주하는 날이 많았고 시위하다가 그냥 잡혀가서 바로 군 복무를 하면서 사람이 망가지는 경우도 많았다. 우리 윗 세대 역시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았을 것이고, 거슬러 올라가면 아마도 일제시대부터 입조심하지 않으면 큰일나는 그런 세상에서 살아왔을 것이다. 나는 그래서 옛날 박정희때가 좋았느니 하는 얘길 들으면 참 답답하다. 아무리 지금 경기가 안 좋다고 해도 그 때보단 지금 훨씬 더 잘 살고 있기도 하거니와, 비교할 수도 없이 향상된 자유의 값어치를 어디에 비할 수 있을까. 그런데도 우리 윗세대들이 “지금의 세상이 이 지경이 된 것은…“이라고 얘기할 때면, 나는 “도대체 지금이 그 때보다 뭐가 나빠서..“라고 반문하고 싶다. 다시 처음의 얘기로 돌아가서, 나는 우리나라의 기성세대가 자기 의견을 밝히는 것에 서툰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솔직한 의견을 밝혔을 때 받을 수도 있는 불이익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그러다보니 논리적이고 능숙하게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기술도 배우지 못했을 테고. 어쩌면 기성세대들이 요즘의 젊은 세대가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하는 것을 보고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 한편으론 자신들은 그러지 못했는데 젊은 세대들은 자신들에게 할 말을 다 하기 때문 아닐까. 물론 최근엔 취업난으로 다시 상사 눈치를 보기 시작했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SF TV 시리즈 바빌론 5를 보면, 온건파 대통령을 암살한 강경파 부통령 일당이 주민 감시 기구를 설립하고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다가 결국 계엄령을 선포하고 독립을 주장하는 화성 식민지의 무고한 시민들을 살해하는 얘기가 나온다. 물론 미국 사람들은 이걸 보면서 매카시즘을 떠올리겠지만, 나는 전두환과 광주사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걸 보면 역시 역사는 반복되는 것인가… 나는 두려워진다. 그런 어두웠던 세상이 다시 올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