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ail의 프라이버시 문제
Google의 GMail에서 메일 내용에 기반한 광고를 보여주는 것이 과연 프라이버시 침해인가하는 얘길 읽다가 문득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GMail의 프라이버시 문제에 대한 논의에서 항상 나오는 얘기지만, GMail이건 다른 웹 메일 서비스이건 서버에 메일이 저장되고 처리된다는 점에서는 전혀 다른 점이 없다. 예컨데 서버의 관리자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남의 메일을 읽어볼 수 있는 것이고 해커가 메일 시스템에 침입하면 역시 아무의 메일이나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GMail과 다른 웹 메일 서비스는 전혀 차이가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왜 과민반응하는 것일까? 과연 사람들이 무지하기 때문에 기존의 웹메일 서비스도 차이가 없다는 것을 몰라서일까? 요즘 읽고 있는 “Consciousness”에서는 과연 자기가 conscious한지, 다른 사람이 conscious하다는 것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지 계속 물어본다. 그런데 인공지능에 대한 Turing 테스트의 경우처럼 consciousness에 있어서도 다른 사람(혹은 기계)의 반응이 conscious한 것처럼 보이면 conscious하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것 아닐까? 다시 GMail의 얘기로 돌아가서, GMail이나 다른 웹메일이나 시스템에 자신의 메일이 저장되고 처리된다는 점은 마찬가지이지만, GMail의 경우는 그 내용에 근거한 반응을 보인다는 점이 여타 웹 메일 서비스와 다른 점이고, 사람들도 이 때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다. 즉, 공공장소에서 내가 무슨 일을 하건 주위 사람들이 신경쓰지 않는다면 아무리 그 사람들에게 내가 보여져도 사생활 침해를 받는다는 느낌이 들지 않지만, 주위 사람들이 갑자기 내가 하는 행동이나 말에 반응을 보이면서 간섭을 하면 사생활 침해를 받고 있다고 느끼는 것과 마찬가지 아닐까. 기술적으로 볼 때 GMail이나 다른 웹 메일이나 별 차이가 없지만 사람들이 그처럼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은, GMail이 내 메일 내용에 대해 반응하기 때문에 GMail은 단순한(?) 시스템이 아니라 내 사생활을 침해하는 의인화된 대상으로 변하는 것이다. 그냥 모른 척하고 있으면, 또는 심지어는 광고는 보여주지 않지만 광고주에게 내 메일 주소를 알려줘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할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