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의 PC사업 포기
IBM이 더 이상 PC를 팔지 않아도 “IBM 호환 PC"라는 말이 성립할까? 언젠가는 마진이 거의 없는 데스크탑 PC 시장에서 발을 빼리라 누구나 예측했겠지만, ThinkPad 브랜드를 갖고 있는 노트북 시장에서까지 철수할 줄은 몰랐다. 나도 언젠가부터 ThinkPad만 사용하고 있지만, 외국 회사에서 출장오는 사람들을 보면 ThinkPad를 사용하는 경우가 대충 70~80%는 되는 것 같다. 최고의 브랜드를 갖고 있으면서도 포기하는 것을 보면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다고 하는 노트북 역시 데스크탑 PC와 마찬가지로 commodity화되는 것은 시간문제인 모양이다. 우량 글로벌 기업일수록 고부가가치가 안나오는 사업은 지속할 수 없을 것이고 사업부별 단기 실적을 따지는 요즘의 추세에서 간접적인 시너지나 원조 브랜드의 가치와 같은 막연한 얘기는 공허할 뿐. 기존 PC 사업의 일부 직원들은 재배치되겠지만, 많은 수는 아마도 이 사업을 인수하는 Lenovo 나 다른 회사에 흡수될 것이다. 세계 최고의 컴퓨터 회사인 IBM에서 자부심을 갖고 일하다가 갑자기 중국회사로 팔려가는 신세가 될 직원들을 생각해보면, 역시 비지니스의 세계는 냉혹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 장시간 근무하고 퇴근한 후에도, 심지어 휴일에도 PC나 휴대폰을 통해 회사일을 계속 챙기는 것이 당연시되어가는 세상. 그렇게 헌신해도 어느 순간에나 버림받을 수 있는 직장인들이 가져야할 가치관과 덕목은 과연 무엇일까.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다시 한번 감원의 바람이 부는 모양이다. 왜 생산성이 높아져도 사는 것이 그만큼 편해지지 않는 것인지, 사람이 해야할 일을 자동화하기만 하면 사람들은 넉넉한 여가시간과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엔지니어의 길을 택했던 나에게 이 세상은 아직도 이해하기 어려운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