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부러워하는 사람들

Mathematica라는 수학툴로 유명한 Wolfram의 사장인 Stephen Wolfram. 연구를 하던 중에 좋은 툴이 없어 스스로 만들기 시작한 소프트웨어를 상업화, 회사를 차려 많은 돈을 벌었다. 이 후 회사 경영은 대충 맡겨놓고 10년 동안 밤마다 혼자 새로운 이론을 연구하여 “A New Kind of Science“라는 책을 출판했다. 간단한 수학적 모델에서 인공 생명, 물리학까지 넘나드는 이 책의 내용에 대해서는 평이 엇갈리지만 당당하게 자기 돈으로 자기 하고 싶은 연구를 맘껏한 후 결과를 책으로 펴낼 수 있었다는 점이 부럽다. 자기 돈 내고 학교를 다니면서도 정작 자기가 하고 싶은 연구를 하긴 어렵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논문지에 실리는 대부분의 논문이 읽는 사람보다는 쓰는 사람을 위한 것이고 (논문지에는 원고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게재료를 내야 한다) 1년에 SCI 논문지에 몇편을 내야 한다는 등의 숫자에 ㅤㅉㅗㅈ기다 보면 언제 결과가 나올지 알 수 없는, 하지만 언젠가는 뭔가 될 것 같은 분야를 지긋이 연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무선 이메일 단말장치인 BlackBerry로 유명한 Resesarch In Motion사의 사장인 Mike Lazaridis. RIM에서 돈을 번 후 원래 자신이 관심 있었던 이론 물리학을 연구하기 위해 6천6백만불을 내놓아 Perimeter Institute for Theoretical Physics를 설립하여 세계 일류 물리학자들을 데려다 놓고 강의나 논문 부담없이 자유롭게 연구하도록 하고 있다. 기초 과학을 연구하기 위해 정부나 대학에 손을 벌리는 과학자들이 잘못 되었다는 것이나 스스로 돈 벌어 갑부가 된 사람만 과학을 연구할 자격이 있다는 얘긴 절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었던 몇몇에 대한 부러움을 금할 수가 없다. 그만큼 돈 벌 수 있는 능력이, 또 갑부가 되고 난 후에도 과학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다는 점이 부럽고 당당하게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이 부럽다. 공대에 처음 입학했을 때 첫 시간에 들어오신 교수님이 “너희들은 과학자가 아니라 엔지니어다. 그 차이를 알아야 한다.“라고 하셨을 때의 당혹스러웠던 느낌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과학과 공학의 차이에 대해 경제와 경영의 차이를 몰랐던 것 이상으로 무지했던 우리 신입생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에 세속의 길로 들어선 것 같아 두렵고 실망스러웠다. 대학원에서 논문 주제를 정할 때에도, 첫 직장을 선택할 때에도 과학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덜 세속적인, 덜 실용적인, 하지만 언젠가는 뭔가 있을 것 같은 분야를 택했었지만 천재이거나 억수로 운이 좋지 않은 이상 그런 분야에서 뭔가 의미있는 업적을 남기는 것이 너무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결국 실용적인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되었다. 하지만 언젠가는 비록 수천만불을 들여 연구소를 세울 수는 없더라도 내가 관심있는 분야를 다시 연구해 보고 싶다. 남의 눈치를 보거나 다른 부담 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