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 미니를 구입하다

사진은 오늘 구입한 맥 미니를 셔틀X-PC위에 올려놓은 모습. 셔틀도 작은 PC이지만 맥 미니는 정말 작다. 예전부터 UNIX 계열의 컴퓨터를 하나 마련해서 홈 서버로 쓰고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Linux는 손이 너무 많이 가고 일반적인 PC 하드웨어에서 돌릴 경우 전력 소모와 소음이 부담이 되었다. 안그래도 요즘 많은 alphageek들이 OS-X로 전향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오던 차에 맥 미니가 발표되었을 때 바로 저거다 싶었었다. [구입] 코엑스 애플체험센터에 1.25G 모델이 들어왔다는 얘길 듣고 가서 바로 구매. PC를 사면서 그냥 한손에 덜렁 덜렁 들고 온 것은 처음이었다. [설치 및 첫인상] 그냥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 연결한 후 전원 켜면 설치된다. 별도 어댑터 형식의 전원은 생각보다 컸다. 맥 미니 본체가 워낙 작아서 상대적으로 커보인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웬만한 노트북의 전원 어댑터보다 큰 걸 보면 좀 더 작게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맥 미니의 전력 소모는 노트북보다 작으면 작았지 클 이유가 없다. 하드도 노트북용을 사용하고 있고 LCD와 충전에 소모되는 전력도 없으니까. 설치과정부터 현란한 그래픽을 보여주어 역시 PC와는 다르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모든 폰트가 기본적으로 anti-aliasing되기 때문에 웹브라우저를 보고 있어도 마치 PDF문서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터미널을 열면 바로 Linux/UNIX의 웬만한 명령이 다 먹기 때문에 예전에 웍스테이션을 쓰던 때의 기분이 좀 들기도 하는데, 조금 의아했던 것은 javac는 설치되어 있는데 gcc는 기본적으로 설치되어 있지 않다는 점. [사용] 사실 맥은 90년대 초에 첫 직장에서 OS-9을 잠시 사용해본 경험 외엔 근래에 써본 일이 없었기 때문에 약간은 걱정을 했었지만, 적어도 기본적인 사용에 있어서는 Windows나 다른 OS의 GUI와 크게 다르진 않았기 때문에 별로 어려운 것은 없었다. 하지만 책 한권 정도는 읽어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듣던대로 정말 조용했었는데, 조금 전 박스에 포함되어 있던 설치용 DVD에서 추가로 애플리케이션들을 설치했더니 디스크와 함께 팬이 한동안 돈다. 팬이 돌고 있는 동안은 조용한 편인 PC정도의 소음이 발생하지만, 평소에 워낙 조용하고 또 책상위에 올려놓고 쓰다보니 신경은 쓰인다. 하지만 설치가 끝나자 1~2분 후에 팬이 다시 조용해졌다. 하드디스크는 노트북 하드로서도 조용한 편. 성능은 기대했던 정도는 된다. 물론 256MB로는 모자란다는 얘길 여러군데서 봤기 때문에 메모리를 업그레이드하기 전에는 성능에 대해 별 기대하지 않았던 것도 있지만, 워낙 조용하고 멀티태스킹이 smooth하기 때문에 좀 느려도 체감상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 [문제점] 한글 지원과 관련해서는 Windows XP보다는 아직 좀 덜 다듬어진 듯 하다. 다이얼로그 박스에서 한글 메시지가 영어 메시지와 크기가 달라서 clipping되는 경우가 가끔 있고 브라우저의 텍스트 입력 필드에서 자꾸 한글이 default가 되어 (심지어 패스워드 입력 창에서도) 매번 다시 영어로 바꿔야 하는 경우가 한번 있었다. 맥의 메뉴바는 애플리케이션의 윈도우와 관계없이 항상 화면 최상단에 위치하는데, 이걸 일관성이 있다고 얘기하는 것도 봤지만, 옛날 오리지널 맥의 작은 화면에 최적화된 UI의 관행이 바뀌지 않은 것이라는 얘기가 더 설득력있다. 여기에 익숙해지기 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계획] 물론 메모리를 확장하는 것이 최우선. 256MB인 상태에서 Safari와 Firefox등을 여럿 띄워놓고 Eclipse까지도 돌려봤지만, 굳이 인내심을 테스트할 필요는 없으니까. 기왕에 늘리는 김에 1G로 늘릴까 한다. 그 다음은 원래 사용하던 PC와 모니터, 키보드 및 마우스를 공유하기 위해 USB방식의 KVM스위치를 구입하는 것. USB방식은 별로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것 같다. 지금까지 소프트웨어 개발하면서 가장 쾌적했던 환경은 책상위에 그레이스케일의 X터미널 하나만 놓고 일했을 때였다. 하드 디스크도 팬도 없으니 아무 소음도 없었고 그레이스케일 모니터는 쉐도우매스크가 없어서인지 눈에 편했다. 거의 소음이 없는 맥 미니와 LCD 모니터가 그런 쾌적함을 다시 가져다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조금 더 써봐야 알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