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검색, 열린 인터넷
엠파스의 ‘블로그 열린 검색’ 관련 공지에서 이글루스는 다시 한번 인터넷과 블로그의 근본 취지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블로그를 여러가지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인터넷이란, 또 블로그란 남들에게 자신의 글을 읽을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것이고 이걸 제3자가 검색 결과에 포함시키건, RSS aggregation 화면에 포함시키건 상관할 바가 아닐 뿐더러 오히려 적극 권장해야 할 것이다. Daum.net의 블로그 aggregation 서비스에 이글루스가 포함되었을 때 일부 이글루스 이용자들이 보인 민감한 반응은 사실 우리나라의 폐쇄형 게시판 문화에 익숙한 이들로선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었지만, 나로서는 공감할 수 없는 것이었다. 네이버에서 지식검색을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인터넷엔 양질의 정보가 없기 때문에 구글과 같은 식의 검색으론 쓸만한 정보를 얻을 수가 없다고 네이버측에서 얘기했다는데, 사실 우리나라엔 전문적이지까지는 않더라도 동호회 게시판 형태로 외부 액세스가 막혀있는 정보가 무척 많이 있다. 그걸 꼭 가입을 해야만 볼 수 있게 하는 대부분 동호회의 정책을 어떤 측면에서 이해해야 할지.
- 스팸 포스팅을 막기 위한 방편: 이건 글쓰기만 회원에게 허용하고 글읽기는 비회원도 가능하도록 하면 되니까 이유가 되지 못한다.
- 불법 컨텐트 등 공개되어서는 안될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 많은 동호회가 여기에 해당되지만, 그렇지 않은 동호회의 경우에도 회원 전용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 폐쇄적 커뮤니티, 편가르기를 지향하는 국민성: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는 듯. 얼마 전 차를 바꾸기 위해 신차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려 했더니 차 메이커와 모델별로 폐쇄형 동호회가 많이 있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실감. 외국의 관련 게시판과는 너무 다른 배타적 정서가 압도하는 동호회가 대부분이었다. 돈 받고 파는 상업적 제품일 뿐인데 왜들 자기가 뭘 샀냐, 뭘 좋아하냐는 것을 기준으로 편을 가르려고들 하는지. USENET의 경우 *.advocacy 그룹에서 배타적이거나 감정적인 논쟁이 많이 벌어지긴 하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론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토론을 하기 위한 공간인데 비해, 우리나라의 동호회엔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이 기웃거리는 것 조차 싫어하는 분위기가 많다.
- 내가 열심히 올린 정보를 나와 아무 관계도 없는 (동호회라는 식으로라도 엮이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는 새에 활용하는 것에 대해 괜히 배가 아픈 정서. 선진국에서 직접 살아보거나 경험해보지 않았으므로 그들의 자선 문화가 정말로 이타적인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나라의 “배 고픈 것은 참을 수 있어도 배 아픈 것은 참을 수 없는” 정서가 폐쇄적 커뮤니티를 지향하는 문화와 관련이 있을 듯 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런 정서나 배타성에 대해선 훨씬 더 전문적인 분석이 있을 듯 하니 이쯤 그만하기로 하고, 다만 우리나라 인터넷도 공개된 양질의 정보가 자연스럽게 확대 재생산되는 분위기로 바뀌어 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