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35 DivX 플레이어

며칠 전, 에이엘테크의 MG-35 멀티미디어 플레이어를 샀다. 그 전에도 홈시어터를 컴퓨터에 연결해서 DivX 파일(사실 요즘은 거의 xvid)을 프로젝터로 볼 수는 있었지만, 아무래도 전용 플레이어가 있는 것이 편할 것 같고 멀티미디어 파일들을 저장해둘 파일 서버가 하나쯤 필요했기 때문에 네트웍 기능이 있는 MG-35를 구입하면 파일 서버로도 쓰고자 했다. 하지만 그것은 구입 전에 미리 기능 설명을 자세히 읽어보지 않은 나의 오판이었는데, MG-35가 네트웍으로 연결되어 PC의 파일을 공유할 수는 있으나 파일 서버로서 기능할 수는 없고, 내장 하드에 파일을 넣기 위해서는 USB로 PC에 직접 연결해야 하는 것이었다. 컴퓨터와 홈시어터가 한 방에 있기는 하지만 거리가 좀 있어 USB로 연결하기는 곤란했고, 또 그렇게 연결해두면 하나의 PC하고만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PC에서 액세스 가능한 파일 서버로 쓰고자 했던 내 의도와는 달랐다. 뒤늦게 해당 제품의 고객지원 게시판을 보니 나처럼 파일 서버 기능을 원하는 요청이 꽤 많았지만 기술적으로 쉽지 않은 듯 했다. 웬만하면 제품 사기 전에 메뉴얼을 다운로드해서 기능을 자세히 살펴본 후 사는데, 같은 회사의 2.5" 버전인 MG-25는 직장 동료의 것을 하루 빌려 써봤고 MG-35는 네트웍이 된다고 해서 막연히 서버로서도 기능할 것이라고 짐작했던 것이 실수였다. 잠시 제품을 환불받을까 생각도 했으나 그렇다고 파일 서버로 쓸 수 있는 다른 제품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MG-35를 그대로 쓰되 다른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맥미니에 외장 하드를 연결, 네트웍으로 공유시키고 MG-35 플레이어에서도 이 하드의 파일을 플레이하도록 하는 것. 어차피 전력 소모도 적고 소음도 거의 없는 맥 미니를 홈서버로 쓸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이 기회에 외장 하드를 연결하고 항상 켜놓는 홈서버로 사용하기로 했다. 외장 하드 케이스는 무척 종류가 많았지만 1394를 지원하고 맥 미니와 비교적 잘 어울리면서 소음을 발생하는 별도의 팬이 없고 지나치게 비싸지도 않은 것을 구입하려고 하니 선택의 여지가 많지는 않았다. 결국 택한 것은 누디앙의 HD-304UF2 모델.

여기에 MG-35에 포함시켜서 샀던 삼성 200GB 하드를 장착하고 1394로 맥 미니에 연결했다. MG-35에서 공유 디렉토리에 접근할 수 있으려면 게스트 로그인이 허용되어야 하기 때문에 맥 미니의 /etc/smb.conf 파일을 약간 수정, 외장 하드가 마운트되는 디렉토리를 퍼블릭으로 공유하도록 했다.

외장 DVD 라이터와 외장 하드까지 연결하고 나니 맥 미니의 장점이 많이 퇴색하긴 했으나 그런대로 어울리는 모습이다. HD-304UF2는 별도의 팬은 없으나 책상위에 그대로 올려놓으니 7200 RPM 하드가 회전하는 진동이 책상에 전달되어서 아래에 약간의 포장용 스펀지를 깔았다.

MG-35를 AV리시버와 DVD 플레이어, VCR 사이에 끼워놓은 모습. 다른 기기들과 썩 잘 어울리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크게 눈에 띄진 않는다. 내가 사용하는 AV 리시버에 컴포넌트 입력 스위칭 기능이 없어서 할 수 없이 S-Video로 연결했는데, 움직이는 장면에서 대각선 격자 모양의 패턴이 눈에 띄는 점(프로젝터의 deinterlacing artifact인 듯)을 제외하면, 그런대로 화질은 괜찮다. 네트웍으로 플레이해도 끊어지거나 하는 문제는 전혀 없고, MG-35을 켜고 처음 네트웍 브라우징할 때 수십초 정도 지연을 제외하면 별다른 불편함은 없다. AV 기기로부터 컴퓨터가 있는 책상으로 케이블이 또 하나 늘게 되었다. 이런 기기들이 모두 무선 All IP로 연결되려면 얼마나 걸릴 것인지. 새로운 기기를 샀으므로 당연히 리모콘도 하나 늘게 되었다. 저가 제품의 리모콘이 흔히 그렇듯이 조작감이나 동작 각도(이런 것도 시야각이라고 해야 하나?)가 별로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 리모콘 역시 내가 아끼는 학습형 리모콘 MX-500에 주요 기능을 학습시키는 것으로 대체 성공. 국산 제품인 이 리모콘은 학습 기능과 적외선 강도가 강력하고 조작성도 좋아서 웬만한 경우 제품 원래의 리모콘을 사용하는 것보다 여기 학습시켜 사용하는 것이 더 편리한, 추천할만한 제품이다.

다 세팅해놓고 가지고 있던 DviX (또는 Xvid) 파일 몇개를 재생해보니 일부 재생이 안되는 것(Xvid의 GMC옵션 적용된 경우)이 있고 FF/rewind는 파일에 따라 다르지만 화면이 깨지는 등 문제가 좀 있었다. FF 보다는 차라리 10초 또는 30초 등 앞뒤로 점프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으면 더 나을 것 같았다. 지금은 시간을 입력, 임의의 위치로 점프할 수 있는 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사용하기 불편하다. 그렇긴 하지만 역시 네트웍 기능만큼은 무척 편리했다. 다음 모델(또는 가능하면 MG-35의 롬 업그레이드)에서 바라는 점은

  • 네트웍 서버 기능을 가능하도록 할 것. 파일 시스템의 문제라면 (NTFS에 Linux에서 write를 못하는 문제) 차라리 USB 기능을 선택적으로 포기하고라도 (그러면 NTFS나 FAT32를 지원할 필요가 없으므로) 네트웍 서버로서 동작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 10초나 30초 앞뒤로 가는 기능
  • 재생 중 전원을 껐다가 켜면 (가능한 경우) 재생 계속할 것

이 외에도 RSS/bittorrent에 의한 자동 다운로드, 다이렉트 인코딩, USB 호스트 (또는 on the go) 기능에 의한 PMP로의 다운로드 등 생각나는 기능은 많지만… 일단 이 정도만 바라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