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urn of the Mac

All the best hackers I know are gradually switching to Macs.

Paul Graham, Return of the Mac

[Alphageeks] are choosing Mac OS X in overwhelming numbers!

Tim O’Reilly, Lessons from the Future

해커나 alphageek가 아닌 일반인 대상으로까지 맥이 성공적으로 부활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Linux나 Unix 계열의 워크스테이션을 사용하던 사람들에게는 맥이 여러모로 좋은 선택인 것 같다. 한편으론 손에 익은, 강력한 command line과 Unix, X11의 모든 소프트웨어를 완벽히 활용할 수 있으면서 (cygwin처럼 어정쩡한 것이 아니다) 컴퓨터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과시할 수 있는 UI와 하드웨어, 일관성있는 애플리케이션들, 마지막으로 반드시 PC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 대한 해결책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 물론 우리나라에선 아직도 불편한 점이 많지만 - 컴퓨터 관련 종사자들에게 맥이 점차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것도 당연한 듯하다. 지난 10여일 남짓 동안 맥을 사용해본 몇가지 소감:

  • 역시 기대했던 대로 Unix 계열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엔 너무 편리하다. 이미 설치되어 있거나 애플에서 표준으로 제공하는 것도 많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대개의 소프트웨어가 이미 포팅이 되어 있고, 표준적인 configure 스크립트를 제공하는 소스들은 그냥 configure; make 하면 다 돈다. X11 사용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애플의 데스크탑과 완전히 integration되어 있으며, 속도도 전혀 느리지 않은 듯 하다.
  • Anti-aliasing: XP의 ClearType도 성능은 좋지만, 작은 폰트나 한글 폰트에는 적용되지 않는데 비해 맥에서는 모든 폰트가 antialiasing된다. 물론 설정에서 사용하지 않도록 할 수도 있지만, 나처럼 antialiasing된 텍스트를 더 선호하는 경우엔 XP 대비 확실한 잇점이 된다. 왜 ClearType의 적용범위가 그렇게 한정되어 있는지 모르겠다.
  • 많은 곳에서, 하지만 적절히 사용되고 있는 그래픽 효과들: GUI의 곳곳에서 animation이 사용되지만 XP 보다 더 세련되면서도 실용적인 것 같다. 예를 들어 XP의 경우 모니터가 절전 모드로 들어갈 때 갑자기 꺼지기 때문에 약간 놀라거나 혹시 전원이 나간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드는데 맥에선 fade-out하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여러 곳에서 사용되는 애니메이션들도 사용성을 저해하기 보다는 적절한 visual-cue를 주도록 되어 있다. 한참 맥을 사용하다가 윈도우로 돌아오면 갑자기 구식 컴퓨터를 사용하는 느낌이 든다.
  • 안정성과 속도: XP도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그래도 OS X가 더 나은 것 같다. 특히 XP에선 메모리가 충분해도 버벅거리는 경우가 많은데, OS X는 그렇지 않다. XP의 메모리 관리 정책이 왜 그렇게 되어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 Hibernation이 안된다! 이건 XP 대비 확실한 단점. 비록 OS X의 sleep 기능이 XP의 sleep 기능보다 훨씬 안정적이라고는 하지만, 장시간 sleep되어 있는 동안 실수로 전원을 차단하거나 노트북의 경우 배터리가 방전될 수도 있기 때문에 별도로 hibernation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 편리한데, OS X에는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hibernation이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Virtual PC에선 hibernation에 해당하는 기능이 제공된다.
  • 첨에는 “어차피 별도로 PC도 갖고 있고 맥을 샀으면 맥 답게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KVM 스위치도 구입했지만, 조용하고 쾌적한 맥을 쓰다가 PC를 부팅하는 것이 웬지 싫어서 Virtual PC를 구해서(?) 사용해봤다. 속도는 예상했던대로 느리지만 아쉬운데로 인터넷 뱅킹 정도에는 큰 문제 없었고, 무엇보다 신기했던 것은 OS X 파티션에 이미지 파일이 Virtual PC의 하드에 매핑되는 방식인데 Virtual PC의 하드 사용량에 따라 OS X쪽에서의 이미지 파일의 크기가 달라지는 점. 첨에 얼마를 할당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설치과정에 이를 지정하는 옵션이 없어 당황했었는데, 나중에 사용해보니 자동으로 이미지 파일이 크기가 조절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아마도 virtual memory의 경우처럼 실제로 사용하는 (가상) 디스크의 섹터만 이미지 파일에 매핑하는 기법을 사용하는 듯 하다.

아직까진 이것 저것 설치하고 배우는데 시간 썼지만, 이제 맥으로 뭔가 실용적인 일을 한번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