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 from Earth

manfromearth.jpg Man from Earth를 봤다. Bittorrent 사이트에서 다운로드 수도 많고, imdb에서 평가도 좋길래 봤는데 역시 재밌었다. 단, 이 영화에는 특수효과도, 액션도, 또는 영화 포스터에서 암시하는 것과 같은 우주 장면도 전혀 나오지 않는다. 단지 교외의 한 집에서 몇 사람이 모여 얘기하는 것이 전부인 - 그러면서도 나름대로 긴장감도 있고 반전도 있다 - 저예산 독립영화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재밌는 것은, Jerome Bixby의 대본이 워낙 뛰어나고 배우들의 연기도 수준급이기 때문이다. “만약 14,000년전에 태어나 30대에서 더 이상 늙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온 사람이 있다면"이라는 의문을 매우 지적이면서 실감나게 그려내는 이 영화의 제작자는 팬들에게 “많은 극장에서 상영되지도 않았고, 미국 외에서는 언제 합법적으로 볼 수 있을지 알 수도 없기 때문에 불법으로 다운로드 받아 보는 사람들을 이해는 하지만 영화를 즐겼다면 조금이라도 기부해달라"고 부탁하고 있다 (나도 조금 전 $10을 기부했다 - 내겐 DVD를 미국에 주문하는 값보다는 싸고 제작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DVD보다 많을 것 같다). 불법 다운로드에 비하여 합법적 컨텐트가 경쟁력을 갖기 어려운 음악과는 달리, 영화의 경우 극장에서 보고자 하는 사람들이 꽤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수익은 계속 보장되겠지만 그것도 많은 영화관에서 상영될 수 있는 영화의 경우이다. 홈페이지에서 기부금을 받는 것이 독립 영화의 안정적인 수입원이 되지는 못할텐데, 이런 영화들이 의존할 수 밖에 없는 DVD의 판매가 이루어지자 마자 고품질의 DVD rip 버전이 배포되는 요즘 같은 시대에 과연 어떤 수익원을 발굴할 수 있을까. 팬들이 영화를 블로그나 게시판에 소개하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저렴한 비용으로 영화를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유료 VOD + Affiliate 마케팅은 어떨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