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단자함으로 오디오 연결하기
우리 어머니는 PC로 음악을 들으신다 (우리 회사가 운영하는 멜론 서비스의 열성 사용자임! :) ). 그런데 얼마 전 새로 지은 집으로 이사를 하시면서 PC가 침실로 들어가게 되어 주 거주공간인 거실에서 음악을 듣기 어렵게 되었다. 유비퀴터스니 뭐니 해도 아직도 거실에서 합법적으로 온라인 음악을 듣는 것은 자동차에서 듣는 것 만큼이나 어렵다. 멜론이 Squeezebox나 AirPort Express와 같은 디바이스들을 지원하는 것도 아니고 깨끗한 새 집의 문틈으로 또는 벽에 구멍을 뚫어 오디오 케이블을 연결할 수도 없고. 그래도 가족 CIO로서 뭔가 답을 찾아야겠기에 생각해낸 것이 요즘 새 집에는 모두 있는 정보통신 단자함을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흔히 현관 등에 있는 정보통신 단자함은 각 방의 RJ-45 콘센트와 CAT-5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고 전화 1대만 이용하는 방이라면 3쌍의 twisted pair 케이블이 사용되지 않고 남아있다. 이 중에서 두쌍을 이용하면 라인 레벨의 오디오 신호를 보낼 수 있다. 어머니댁은 아직 PC를 한대밖에 사용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무선랜 공유기나 무선 전화기를 이용하면 기존에 설치된 CAT-5 케이블에서 두쌍의 케이블을 오디오에 할당하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실제로 벽의 콘센트를 열어 확인해보니 이 집의 경우 링크된 문서와는 약간 달리 배선되어 있었으나 (전화선이 푸른색과 오렌지색) 크게 문제될 것은 없었다. CAT-5 케이블을 잘라 RCA잭과 연결하고, 단자함에서 두 방의 초록색, 갈색 단자를 각각 연결했다. 그런데 연결을 확인하다 보니 오디오가 연결이 안 됨은 물론, 전화마저 안되는 것이었다! 결국 KT 기사가 와서 확인해보니 단자에 선을 충분히 밀어 넣지 않은 것이 원인. 내가 부탁한대로 다시 연결해주면서 “해드리는거야 쉽지만 이런 식으로 사용하는 건 본적이 없다"고 의아해 하면서도 출장비도 받지 않았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연결은 성공, 침실 PC의 line out을 거실에 있는 액티브 스피커에 연결할 수 있었다. 유일한 문제는 하나의 line-out에 침실과 거실의 스피커가 동시에 연결되어 있는 상황에서 PC가 꺼지면 출력이 high impedance가 되면서 ground loop에 의한 험이 발생한다는 점. 물론 스피커도 꺼버리면 되기는 하지만, 10K 정도의 저항을 line-out에 병렬로 연결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저항 두개를 사러 나가야 하나?